부부들의 수다방 - London Yangmoory Korean church
   
 
양모&양우회

있는 그대로 받아주세요.
박은경06-20 00:28 | HIT : 1,548
우리 유치원에는 정신지체 어린이들이 4명 정도 있습니다. 제가 돌보는 엘라는 증상이 굉장히 경미해 거의 활동을 정상적으로 하지만, 나머지 3명은 같이 10분만 있어봐도 증상이 뚜렷이 나타나 진단을 정신지체로 확실히 받아놓은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공통적으로 의사소통의 필요가 있을 때 말을 하지 않고, 소리를 지르거나 머리를 바닥에 쳐박거나 하는 등 과격한 행동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접근을 굉장히 거부하고 자신과 어느 정도 친숙한 한 사람과만 같이 있기를 원하며 유치원에 있는 세시간동안 줄곧 하는 놀이가 물을 펐다가 엎지르거나 (그래서 보조 교사가 수시로 옷을 갈아 입혀야 하는) 비누 거품을 손으로 이리저리 비비고 만지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밥을 먹고 집에 갑니다.
아이들의 형편이 이렇다 보니 교사들도 그 아이들에게 큰 목표나 기대를 하지 않고 다만 이 아이들이 자라면서 스스로를 돌볼 수 있을 정도로만 되도록 하기 위해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목표란 예를 들면, 가지고 싶은 장난감이 있을 때 소리를 지르거나 머리를 땅에 박으면서 자기를 학대하지 않고 교사에게 가서 그 장난감이 그려진 그림카드를 보여주던지 아님 같이 손을 끌고 가서 장난감을 가리키도록 하는 것이라던지, 더 먹고 싶은 음식이 있을 때 멍하니 가만히 있다가 옆아이 밥그릇을 자기 밥그릇에 엎어버리지 말고 음식 카드를 교사 손에 쥐어주는 것 등입니다.
매일 점심 시간이 지나면 이 아이들의 엄마가 아이를 데리러 옵니다. 늘 어린 동생을 부둥켜 않고(유대인이라 왠 애들은 또그리 많은지..) 피곤한 얼굴로 아이를 데리러 오는 엄마를 볼 때마다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한편 매일 밝은 얼굴로 웃으면서 교사와 아이를 맞이하며 들어오는 엄마도 있는데 얼마나 그들이 존경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한번은 엘라 엄마와 이야기하는 도중에 다른 네살 또래 아이들이 옆에 와서 조잘거리는 것을 보고 엘라 엄마가 "우와! 얘들이 왜이렇게 말을 잘해. 나는 문장을 세개 이상 나열하는 아이를 가져본 일이 없거든." 하는 말을 듣고 너무 놀랐습니다. 15살의 언니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 언니도 언어 장애가 있어서 특수 학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을 몰랐던 겁니다.
그 날 아침에도 하라는 양치를 하지 않고 뺀질거리며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는 우리 아이에게 꺅~ 소리를 지르고 '하라면 하지 말이 왜그렇게 많으냐'고 윽박지르고 왔는데 앞에 서있는 그 엄마에게 뭐라 대꾸할 말이 없었습니다.
정신지체이기 때문에 그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최대한의 친절과 사랑을 베풀며 결코 무리한 목표와 기대를 걸지 않는 나의 모습을 우리 아이들이 보면, 아마 그 아이를 부러워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아이들을 훈계하고 가르치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되겠지만 정작 아이들이 부모의 기대에 따라오지 못할 때 부모가(혹은 주변 사람들이) 할 일은 그 아이를 있는 그대로 용납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훨씬 스트레스가 덜하고 아이들이 많이 사랑스러워집니다. 예수님이 저에게 하신 일도 마찬가지시겠죠?

" Jesus take me as I am, I can come no other way "

서로 용납하며 살아가는 우리 양무리 가정들이 되기를 바라며..

  
거니
현우가 어제 밤부터 열이 심하게 납니다, 아이들이 아플때면 아무런 욕심도 없어지고 그저 건강하고 밝게만 자라나길 기도 드리지요,,,,,,왜 꼭 아플때면 성숙한(?) 엄마가 되는지,,,,이 글 읽으며 저도 반성합니다,,,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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